세 개의 불, 하나의 나
이 글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다.
설명도, 해명도 아니다.
이 글은 내가 나를 잊지 않기 위해 남기는 기록이다.
내가 누구인지,
얼마나 견뎌왔는지,
그리고 어떤 불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잊지 않기 위해.
세 개의 불
나는 오랫동안
세 개의 불 속에 살았다.
-
텍사스의 불
-
일본의 불
-
그리고 한국의 불
처음에는
그 불들이 나를 지켜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불들은 서로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옳다고 주장했고,
각자의 방향으로 나를 끌어당겼다.
나는 그 사이에서
조용히 타들어 갔다.
싸우던 불들
텍사스의 불🔥
텍사스의 불은 나에게 말했다.
절대 포기하지 말아라.
넘어져도 일어나고,
쓰러져도 다시 서라고.
이해받지 못해도 계속 가라고.
사람들은 종종 나를 이상하게 보았다.
내가 한국과 일본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 “왜?”
- “네 나라가 아닌데?”
- “연결고리가 없잖아.”
그 말들은 악의가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 마음에는
작은 단검처럼 꽂혔다.
피가 나지는 않았지만,
계속 아팠다.
그럴 때마다 텍사스의 불은 나를 붙잡았다.
설명하지 말고,
증명하지 말고,
그냥 버텨라.
묵묵히 서 있어라.
일본의 불🔥
일본의 불은 달랐다.
그 불은
조용했고,
절제되어 있었으며,
규칙이 있었다.
나는 오랜 시간
일본 공동체 속에서 봉사하며 살았다.
사람들은 왔다가 떠났고,
관계는 계절처럼 바뀌었다.
그 속에서 나는 배웠다.
- 집착하지 않고 헌신하는 법
- 보상 없이 반복하는 법
-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삶
일본의 불은 나에게 말했다.
네 자리를 지켜라.
감정이 아니라
길로 증명하라.
한국의 불🔥
그리고 가장 강렬했던 불.
가장 아프고,
가장 소중한 불.
한국의 불.
이 불은
내 심장이었다.
정(情).
너무 깊어서 쉽게 다치고,
너무 뜨거워서
스스로를 태울 수도 있는 불.
나는 사람을 쉽게 믿었고,
한 번 마음을 주면 끝까지 갔다.
그래서
상처도 깊었다.
이 불은
나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지만,
동시에
나를 가장 많이 아프게 했다.
불과 싸우던 시간
오랫동안 나는
이 불들을 통제하려 했다.
-
어떤 불은 눌러야 했고
-
어떤 불은 숨겨야 했고
-
어떤 불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나는 늘 긴장 속에 살았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었고,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계속 나를 조절하며 살았다.
그것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불을 허락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불들을
더 이상 싸우게 하지 않기로 했다.
억누르지도,
조정하지도 않기로 했다.
그냥…
불이 나를 태우도록 허락했다.
놀랍게도,
그 순간 나는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
가슴을 짓누르던 무게가
조금 내려갔다.
세 개의 불은 싸우지 않았다.
서로를 인정했고,
서로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리고
하나가 되었다.
하나가 된 불
텍사스의 불은
여전히 나를 일으켜 세운다.
그래서 나는 무너지지 않는다.
무너질 수는 있어도,
머무르지는 않는다.
일본의 불은
나를 단련한다.
그래서 나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매일 같은 자리에서
같은 길을 걷는다.
그리고 한국의 불은
내가 왜 이 모든 것을 견디는지를 알려준다.
-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
온 마음으로 헌신하기 위해
-
도망치지 않고 책임지기 위해
이제 이 불들은
나를 찢지 않는다.
나를 완성시킨다.







